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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워서 의외였던 모자 제작기
안녕하세요 캔가입니다. 혹시 모자를 서치하다가 '이 작은 게 뭐이렇게 비싸?' 하고 생각하신 적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중국이나 베트남 등지의 공장에서 제작되어 오는 가성비 좋은 모자는 그렇다 치고, 국내제작이 이렇게 비쌀 일인가 싶었더랬죠. 그치만 모자는 막상 제작에 들어가보니 정말 손이 많이 가고 까다로운 제품이었어요.
모자 가격이 저렴하지 않은 이유
1) 재단공정이 많을수록 비싸요
모자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재단합니다.
탑은 정수리, 크라운은 머리 둘레, 브림은 챙을 말합니다. 모자 재단은 위의 세 부분으로 각각 나누어 재단하고 이와 동일하게 별도로 안감을 재단합니다.
그리고 모자가 너무 흐물흐물하면 각이 안 살겠죠? 이때 안쪽에 심지*를 접착하는데, 모자 모양으로 접착해야 하기에 심지 또한 재단이 들어가요.
*심지란 모자가 탄탄한 형태를 유지하도록 접착하는 직물입니다.
💬 그럼 잡화점에서 판매하는 저가 모자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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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까다로운 공정이 많아요
모자는 전체가 원형 박기이므로 사이즈가 조금만 흐트러져도 모양이 예쁘게 잡히지 않을 뿐더러 주름이 잡혀 박히기 쉽습니다.
또한 겉으로 드러나는 스티치 재봉 비율이 크기 때문에 좀더 까다로운 재봉에 속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심지를 붙이는 작업도 수반해야 하구요, 제작 방식에 따라 손바느질로 마무리하는 경우도 있어요.
3) 1mm차이로 못생겨지고 예뻐지는 민감한 규격
모자는 두번에 걸쳐 위에서 아래로 퍼집니다.
탑에서 크라운으로 내려올 때 약간의 너비를 주고,크라운에서 브림으로 내려올 때 또 한 번 너비를 줍니다.
따라서 이때 탑의 규격을 다르게 잡을 시 맨 마지막에 브림으로 내려오는 사이즈가 너무 퍼져버려 허수아비모자처럼 브림이 활짝 펴지기도 합니다.
A라인 스커트도 브림과 같이 너비를 주는 계산을 하지만, 스커트의 경우 밑단에서 널널하게 노는 형태이고, 버킷햇은 어느 정도 핏감이 있는 형태이므로 약간의 오차에도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안에 둘러져 있는 띠, 넣어야 할까 말까?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띠를 넣느냐 마느냐의 고민에 빠졌습니다. 평소에 모자를 착용하며 이 띠들을 많이 보았는데 제작을 해보니 필요성에 의문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띠가 있는 샘플과, 띠가 없는 샘플도 착용감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알고보니 이러한 이유가 있었어요.
1) 라벨을 예쁘게 붙이기 위해서
띠에 라벨을 박으면 모자 겉감에 박음질 라인이 드러나지 않아요.
2) 사람마다 머리둘레가 다르기에 쿠션감을 주기 위해서
모자를 다소 크게 느끼는 사람에게는 덜 헐렁하게 느낄 수 있고, 정사이즈인 사람에게는 쿠션감을 줄 수 있어요.
3) 이마의 땀자국이 모자 겉감에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주로 여름 모자, 스포츠 모자에 해당합니다.
4) 그냥 관행적으로
제작 업체마다 다른 이유가 있을수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위의 4가지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치만 2번의 경우 딱 맞는 사람이 착용했는데 쿠션이 2중으로 있으면 불편하지 않을까? 싶은 의문이 있었고 3번의 경우는 가을겨울용 패션모자에 해당하지 않는 사항이었습니다. 하여 시중의 모자들을 열심히 비교해본 결과 아래와 같았습니다.
띠가 있는 경우
- 홑겹의 모자, 스포츠용 모자, 오버사이즈의 모자
띠가 없는 경우
- 안감이 톱톱한 모자, 소재가 두꺼운 모자, 털모자
캔버스가든이 제작한 나뭇잎버킷했은 안감도 있으며, 소재가 두꺼운 편이고, 스포츠용 모자도 아니기에 띠를 두르지 않기로 결정되었습니다. 실제로 띠를 둘렀을 때 모자 겉쪽이 약간 뚱뚱해보이는 느낌이 있었어요.
공장과 공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렇듯 버킷햇은 옷 한 벌 제작과 맞먹는 과정과 비용을 거친답니다.
익숙하지만 공정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버킷햇에 대한 이야 어떠셨나요? 다음 번엔 또다른 이야기로 만나볼게요 ☺️
*제작 업체에 따라 방법과 과정이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