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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벨에 대하여 


안녕하세요 캔가입니다. 지난 번 복조리를 제작하는데 어떤 부자재가 사용되는지 간략하게 알아보았는데요, 그 중 할 말이 많다고 썼던 라벨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너무 당연해서 의식한 적 없는 라벨..! 그냥 원단에 원래부터 붙어 있던 것만 같던 라벨! 그러나 저희에게 있어 아픈 손가락이자 골치 아픈 부자재인 라벨입니다..! 



라벨의 종류



라벨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하나는 직조라벨, 하나는 인쇄라벨입니다. 



1. 직조라벨 
직조라벨은 많은 브랜드에서 사용하고 있는, 실을 짜서 만든 라벨을 말합니다. 아래의 사진만 보아도 실이 짜여져 나온 조직감이 보입니다. 

컬러에 맞게 실을 염색하고, 그 실로 라벨을 짜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고, 최소수량이 많습니다. 

(비싸고 최소수량이 많은 이유는 아래에서 영상과 함께 보여드릴게요) 






2. 인쇄라벨
다른 하나는 인쇄라벨입니다. 조직감이라기보다는 잉크로 찍혀져 나온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옷 안쪽의 케어라벨로 사용되며, 간혹 브랜드라벨로 인쇄라벨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쇄라벨은 실이라는 재료가 소진되지 않기에 저렴하고 최소수량도 적습니다.







라벨 제작, 생각보다 비싸고 까다로워


위에서 직조라벨이가격이 비싸다고 했는데요, 

- 그 이유는 최소수량이 많기 때문이고

- 최소수량이 많은 이유는 기본 자재 소요량이 많기 때문이며

- 기본 자재 소요량이 많기 때문에 색상을 조율해 나가기가 어렵습니다. 



1. 선택한대로 색이 나오지 않습니다.

섬유 관련된 일 중 핸들링하기 어려운 대표적인 것이 색깔을 잡는 일이랍니다. 컬러에 맞게 실을 염색하는데 이게 염색을 할 때마다 온도 등에 따라 색깔이 미세하게 달라지거든요. 

저희도 이번에 라벨을 새로 직조했는데 이렇게 다른 컬러가 나와버려 전부 사용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어제의 초록과 오늘의 초록이 다른 이런 슬픈 사태..!

색깔을 잡기 힘든 건 종이 인쇄도 마찬가지인데요, 그래도 종이 인쇄의 경우 본작업 전 '감리' 단계를 거쳐 색감을 조절하지만 섬유는 그렇지 않아요. 종이인쇄보다 기계를 한 번 돌릴 때의 원자재 소요 규모가 너무 크거든요.


💬 팬톤 컬러가 등장한 이유와 관련이 있어요

컬러를 맞춘다는 건 색을 조합한다는 것인데요, 섬유와 마찬가지로 종이 인쇄도 색을 맞추기 어려웠습니다. 회사마다 각기 다른 잉크를 사용하고 인쇄 환경에 따라 컬러가 다르게 나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립된 것이 팬톤입니다. 정해진 잉크와 컬러별로 정해진 배합을 만들어 색을 균일하게 내는 것이죠.
종이인쇄는 팬톤의 등장으로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났어요. 



원자재 소요 규모가 크다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감이 잘 안 오신다면 아래의 영상을 봐주세요. 저희가 라벨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보내주신 영상이에요. 

라벨이 이와 같이 큰 기계에서 엄청난 양의 실을 꽂아 한꺼번에 직조가 되어 나옵니다.






2. 그래서 최소수량이 많고 가격이 저렴하지 않아요.

위의 영상만 보아도 엄청난 양의 실이 사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직기가 도안을 뜨며 한 번 돌 때 필요로 되는 실의 양이 저만큼이며, 이것을 라벨 수량으로 환산하면 최소 1000장입니다.  

1000장 미만으로 뽑게 되면 버려지는 실이 많아 업체로서는 수지가 맞지 않아요. 1000장을 뽑는데도 버려지는 실이 꽤 있기 때문에 1000장 값에는 사용되지 못하는 실값도 포함되어 있답니다!



3. 이와 같은 이유로 색이 다르게 나와도 그 책임을 발주처에서 떠안아야 해요.
한 번 기계를 돌릴 때의 자재 소요규모가 너무 큰데다 팬톤 같은 표준화된 컬러기준이 없기에 컬러가 다르게 나와도 사실상 이를 방지할 대안이 없다시피합니다. 

규모가 아주 큰 기업이라면 직영공장을 두고 여러차례 테스트를 할 수 있지만 그런 기업은 소수입니다.색이 다르게 나오면 오더를 넣은 발주자 입장에선 사실 너무 난감해요. 



예전에 꽤 큰 브랜드의 대표님께 질문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분도 공장 문제 중 컬러 핸들링을 까다로운 일 중하나로 꼽으셨어요. 색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 것 같아보여도, 함께 어우러지는 겉감과의 톤 조화에 따라 꽤 큰 차이를 주기 때문입니다. 마치 같은 핑크가 웜톤 쿨톤에게 다르게 느껴지는 것처럼요.

정리하자면, 라벨이 까다로운 이유는 기본 자재 소요량이 많아 비싼데 컬러 기준은 또 통일되지 않아 컬러 핸들링이 어렵다는 것! 언젠가 섬유업계에도 팬톤과 같은 기준이 생길 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제작 업체에 따라 방법과 과정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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