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이라 쓰고 휴무라 읽은 캔가 오사카 탐방기 (3) 살아남은 건물에 대하여_ 센바센터빌딩과 세운상가

캔가
2025-11-01
  • 쓴 김에 빨리 쓰자!! 
  • 오사카 탐방기 (3) 
  • 살아남은 건물에 대하여.
    센바센터빌딩과 세운상가

  • 1편에 센바센터빌딩에 대하여 이야기했지요. (1편링크)

  • 오래전에 뭐 이런 노잼 동네가 있나.. 
  • 했던 기억뿐이었는데.. 
  • 당시 직물노동자가 아니라서 노잼이었던 것이고.. 
  • 직물노동자가 된 지금은 너무너무 재밌는 곳이었습니다. 


  • 센바센터빌딩은 우리나라로 치면 남대문상가 혹은 세운상가 그 중간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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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위기는 이러한데요. 
  • 남대문이나 동대문 지하철역과 연결된 지하상가 같지여?
  • 실제로 판매되는 물건들도 비슷합니다. 

  • 다만.. 빌딩의 정체성은 세운상가에 가깝습니다. 

  • 정체성이라 함은 근대화의 상징이라는 것이지요.




  • 신축같지요??? 
  • IMG_5772.jpeg
  • 1970년대에 생긴 이 빌딩은 한 번의 리모델링을 거쳤습니다. 


  • (출처 :https://news.cision.com)
    스크린샷 2025-11-01 오후 4.39.26.png



  • 세운상가는 1960년대에 생겼지만 
  • 매우 허름한 느낌으로 리모델링에 관하여 철거와 보존 그 첨예한 논쟁을 아직까지도 오가고 있습니다. 

  • 박원순시장에 철거보다는 보존에 방점이 찍혔으나 오세훈 시장에 들어 대부분이 백지화되고 
    철거가 시작된 곳들이 많습니다.. 
  • 세운상가는 여러가지 논란이 많습니다. 

  • 거리의 미관을 해친다 
  • -> 해결 가능합니다. 그리구 제 눈엔.. 멋있긴 합니다만..

  • 거리의 종횡구분과 무관하게 지어져 통행에 방해가 된다 
  • -> 약간 어려울 수 있으나 그래도 의지가 있다면 해결 가능하다봅니다. 

  • 보존가치가 있는지 모르겠다
  • -> 이곳은 산업의 전초지엿고, 이곳저곳에서 자문을 구하러 오는 장인들이 많습니다. 보존가치가 진짜 없을까요? 
  • 이런 논리라면 동대문종합시장도 없어져야지않을까요..?




  • 세운상가와 비교되는 이곳 센바센터빌딩은 보존에 더 큰 무게를 두는 리모델링이 결정되었는데요. 


  • 이유 1. 
    우선 센바센터빌딩은 특이하게 위에 고속도로가 지나갑니다…
  • 그래서 철거가 쉽지 않습니다.

  • IMG_5772.jpg

  • 이곳을  철거할 시 대 혼란일테죠...




  • 이유 2. 
  • 800개의 점포가 등록되어있고 섬유회사들의 사이에서 그 허브역할을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 게다가, 고속도로 아래 이 센터빌딩은 엄청나게 큰 교차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굳이 해칠 필요가 없습니다.  

횡단보도만 봐도 엄청 크죠? 이러한 교차로가 디게 많습니다 ㅎㅎㅎ 


  • IMG_5772.JPG

  • 이곳을 보며 세운상가도 
    1층의 거리종횡구분을 해치지 않는 교차로를 뚫으면 어떨까.. 

  • 2,3,4층엔 레지던시가 있고 
    수많은 기술자 분들은 그곳에서 작업과 상업을 이어나가면 어떨까
  • 생각하게 되었어요.

  • 사실 하려면 할 수 있을 듯한데... 대체 왜 이렇게 세운상가는 난항인걸까?? 정말 궁금했습니다. 


  • 이유3. 
  • 여기엔 관리인단의 구조가 한몫합니다.  

  • 각각의 점포소유주의 동의를 얻으면 
    철거가 결정된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점포소유주의 의사는 그냥 그뿐인것이고, 
    관리인단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 ✨즉, 점포소유주와 관리인단의 의사가 각각 작용하는 것입니다. 

  • 물론 한국에도 관리인단이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처럼 강력한 관리인단의 힘을 갖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이 이유는 아래의 '이유4'에 나옵니다) 

  • 상가의 경우 더 그러하기 때문에, 
    의사를 모으기 쉽지 않을 뿐더러 
    동일한 의사가 모아지더라도 추진력이 약합니다. 
  • 개발업자가 끼게 되면 금방 무산됩니다. 


  • (제가 이제까지 말한 곳은 센바센터빌딩이지만, 

    센바빌딩이라는 곳도 있는데요,
    이곳은 1920년대에 세워져서 보존적 리모델링을 한 성공사례로...

    이곳은 입주민과 관리단, 디자이너 등의 협력으로 오사카의 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지켜낸 상징적인 곳이지요.)



  • '센바'는.. 배가 드나드는 곳. 
  • 즉, 물자가 모이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 상인의 도시인 오사카. 
  • 그만큼 '센바'라는 장소는 오사카에서 상징적인 역할을 합니다. 

    상징이란.... 정체성... 

    도시의 정체성은 건물과 사람, 그들의 역할입니다.

  • 세운상가가 없어진다면..그 거리엔 어떤 정체성이 남을까요...? 

    그 뒤에 생길 고층빌딩엔 무슨 가치관이 남을까요..?


    임대수익? 금융? 

    그것이..세운상가가 위치한 도시를 대표할까요?





  • 이유4.
  • 결정적으로는 행정적 차이가 있어요. 일본처럼 유의미한 관리인단의 힘이 없는 이유.
  • 이는 우리나라의 도시정비가 주민제안이 아닌 국가주도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 사람의 의견보다 행정이 우선되는 것입니다.
    세운상가가 이렇게 된 것의 시작도 그러합니다. 
    관으로부터의 도시정비구역에 들어갔기 때문이죠...



  • 도시정비구역!! 이것이 문제! 
    관에서 지정하는 이 제도는 꽤 나비효과 같습니다. 

  • 가령.... 관에서 도시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 ​큰손 개발업자가 끼기 기작하고...
    갑자기 급물살을 타거나, 
    이에 소유자 동의를 얻기가 쉬워집니다. 딱 세운상가이죠. 
  • ​혹은 반대로 큰손개발업자가 관에 로비를 하거나 하여  도시정비구역으로 몰고가는 경우도 있지요. 

  • 센바빌딩은 어떠냐면요.. 
    일본의 경우 관에서 지정하지 않고 
    주민조합이나 관리단 등에서 먼저 제안해야 합니다. 

  • 한국처럼 관에서 지정하면 주민동의를 얻지 못해도 도시정비예정은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에선 동의를 얻지 못하면 그냥 제안은 종료됩니다. 



관에서 주도하여 주민 외의 세력이 끼어버리는 한국과 

주민의 주도로 주민의 입김이 강력한 일본..


그렇게 남겨지는 것은 도시를 이루는 사람과 건물의 가치관, 이를 이루는 정체성입니다. 




  • 그래서.. 센바센터빌딩은.. 이러합니다. 
  • IMG_5776 2.JPG


  • 물론 2편에서 이야기한 복합문화공간같은 
    활력은 잘 느껴지지 않지만 
    이곳은 이 자체로 지켜내졌다는 하나의 상징이 되어
  • 1층은 상가들이, 2,3층엔 사무실과 
  • 젊은 디자이너들의 작업실이 있습니다. 

  • 그리고 주변 원단회사나 원단무역회사들과의 커넥션이 이어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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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MG_5945.JPG





  • 사실 오사카에 다녀와서 센바센터빌딩이 신기하여 알아보기만 했지 세운상가와 비교해볼생각은 하지 못하고있었어요.

  • 그러다 얼마전 워크숍에서 만난 호락호락 도서관장님과 (@horakpotato)
  • 세운상가 몇군데를 탐방하며.. 너무 깊은 인상을 받고 세운상가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에 대하여 궁금해져셔 알아보았습니다.

  • 이렇세 세 편에 나누어 오사카탐방기를 써보니 출장이자 여행이 매우 유의미했습니다. 

  • ​더불어 다른 곳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 ​내가 할수있는 일에 좀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 사라져가는 것들 작은 것들,
  • 화려함의 뒤에 있는 것들을 저는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닥 화려함에 끌리지 않아요..
  • 화려함을 추구하다보면, 화려하지 못한 순간의 쓸모를 알수없게 되니까요. 

세운상가의 작고 사소한 것들이 오래오래 유지되길 바랍니다.

이러한 것들을 두고두고 보아주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캔가의 오사카탐방기는 3편으로 끝..


다음 블로그엔 무엇이 올라올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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